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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MA 2분 생각

  사람 - 2012/01/17 17:07

오늘은 결혼한 여동생 진옥이의 생일이다.

내가 대학교 4학년때 결혼을 했으니까 벌써 5년차 주부이며 소방관이다.아버지도 의령에 자주 내려가시는 이유로 이제 전주에 가는 것은  여동생 가족을 보는 것과 옛친구들을 볼때 뿐이다. 오늘 처럼 우연히 오랜 친구의 결혼식과 동생의 생일이 겹치지 않았다면 동생의 생일날 전주에 있을 확률은 현저히 낮아졌을 것이다. 어쨋든 나는 전주를 내려가고 있다. 뭐가 필요한지 몰라 아직 고르지 못한 선물에 대해 생각하면서 내려가는 버스 안에서 동생에게 문자를 했다.

저녁을 함께 하고 싶고 조카도 보고 싶은 마음으로 시간이 되는지 물어봤건만 시댁 친척들이 오신댄다.


-----

"에그 아숩네"

"건 그렇고 뭐 필요한거 없어? 내가 아직 선물 비슷한것도 못 샀다"



 

"ㅋ 난 없는데 ㅋ 조카껄로 대신해 주면 땡큐요. ㅋㅋ"


 

"ㅋ 연우 조카님꺼는 조카님꺼고, 그게 엄마의 마음인가. "

"쫌 짠하네. 너 필요한거 말해봐 니 생일이잖아"



 

"음 내필요한거...

연우를 보호해 줄 놀이방매트

연우를 안심심하게 해줄 타고 노는 장난감?

연우가 맘 놓고 물고 빨고 놀 수 있는 헝겊책 ? 요런거? "


 

"ㅋㅋㅋㅋㅋㅋ"

-----


ㅋㅋㅋ 는 해댔지만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이 상황과 이대화가. 

짠했다. 약간 슬펐고 그 약간 만큼 고개를 끄덕였다.

본인의 것은 "필요없다"고 말하는 여동생에게 우리 엄마의 "필요없다!" 를 투영시켜서 일까...

동생읜 선물이 조카의 선물과 동일시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그리고 그것이 자연 스러운 일이라는 것에는 두 말 할 것도 없다. 그래서 나는 일부러 불편해질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내 마음대로 두 삶을 억지로 비교해 보는 것이다. 그리고 과연 누구에게 선물하는 것이 더 현명한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몇 번 보지 못했지만 너무나 예쁜 조카의 삶과  이젠 엄마가 되어 조카의 선물이 본인의 선물이 된 여동생의 삶 중 어떤 것에 선물할 것인가. 뭐 굳이 만들지 않아도 되는 문제지만.... 잠깐동안 동생의 인생에 대해 생각해 봤다. 그 불필요한 안쓰러움을 굳이 나는 느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조카의 삶이 뚜렷해질 동안, 내 여동생의 인생이 희미해지길 바라지 않는다. 나 또한 조금이나마 뚜렷해진 내 삶의 주행선 밑에 깔려 지워진 거의 희긋희긋한 선자국을 기억해내본다.


그리고 내 조카가 그리고 나의 자식이 커서 이 글을 한번 읽어주길 바래본다.


 

 -어렸을때 옥사진 찾아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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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배웅

  사람 - 2010/10/31 14:36


버스의 콧바람 소리가 쉭쉭 거린다. 멈췄다는 소리기도 하고, 고향에 다 왔다는 소리이기도 하다. 서울에서 2시간 30분. 십년을 넘기면서 고향까지의 시간은 한시간 남짓 줄어들었다. 내가 고향에 내려가는 시간이 짧아진 만큼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격이다 . 시대를 잘 타고난 덕에 예전보다 짧은 시간으로 도착할 수있지만 동시에 내가 고향에 내려와 머무르는 시간도 함께 짧아졌다. 내려오는 횟수도 줄어 들었으며, 아쉽게도 날 이곳에 잡아 놓은 만한 합당한 이유들도 점점 없어진다.  이내 올라가기 위해 다시 올 고속 터미널이지만 10년을 관문처럼 드나든 이곳에 한바가지 추억들이 스쳐 지나가는 건 내려올 때 마다 생기는 일이다 .

고등학교때부터 집을 떠나기 시작한 이후로 고향에 내려 간다는 것은 must be 아이템이 되었다. 그것은  붙었어요, 요즘 널널해요 , 축하드립니다. 등등의 일종의 보고 이기도 했으며 , 친구들이 그리워지는데서 오는 내가 할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방식이었다. 가끔 서울 포장마차에서 지인과 술을 먹다가 충동적으로 친구들을 보러 내려가기도 했고 (대부분 반겨 주었던 친구들에게 고마울 따름) , 아버지의 비위 랄것도 없는 아들의 의무같은 형식적인 발걸음도 있었으며, 예전 느꼈던 장소나 기분 때문에 사뭇 멜랑꼴리가 되서 다녀온적도 있었다. 하지만 오늘에서야 뒷통수를 후려치는듯이 아버지의 모습이 내 동공에 박혀버린 이유의 기억은.. 언제나 다시 올라가기 위해 찾았던 터미널까지의 배웅은 언제나 아버지의 몫이 였다는 것이다



아버지의 배웅.예전 고향집에서 터미널까지는 대략 20분. 침묵이 금처럼 환산되는 시간이었다.그때의나는 아버지와 참 서먹했다. 무서운 분이기도 하셨으나, 무엇보다 이해 하지 못했다. 아버지의 입장을. 정말 짧은 얘기들. 대화랄 것도 없는 내 어머니의 험담과 언제나 우려먹으셨던 내 체중 이야기 , 조심스러운 여자친구의 얘기. 그도 그럴 것이 언제나 아버지는 항상 당신의 과거와 내 미래 에 대해 얘기하셨었다. 그래서 아버지와 나와의 현실은 이만큼이나 무던히 애들 쓰고 있는걸까.




오늘 버스에 앉아서 간만에 허리가 좋아지셔서 배웅을 나와주신 아버지를 보고 있다. 아버지는 욕심이 많으신 편이다. 박식하시고, 집요하시며, 꼼꼼하시고. 자기적이시다.부지런하시고 적당히 사람을 다룰줄 아시는...항상 그렇진 않으시지만.ㅋ 그런 아버지가 항상 해주었던 배웅이 오늘 따라 유난히 가슴에 남는건 다음과 같은 이유다.
이제 수더분해지신 얼굴에, 눈썹사이에 깊이 박힌(내가 박아버린) 川 자 , 예전보다 조금은 작아진듯한 키와 내가 대학교때 입던 노스페이스 점퍼, 그리고 오른손에 타들어간 심플 한 개피. 어차피 쳐다보지도 않으실 꺼면 추운데 빨리 차로 들어가시지. 하는 생각. 그런 와중에 아버지는.

아버지는 손도 참 어색하게 흔들고 계시네... 좌에서 우로 우에서 좌로. 그 흔들림이 참 낮설고, 참 많이 어색하다.
그래도 이게 배웅이다.  이런것이 부자간의. 배웅이다.

 나도 손을 흔들어 본다. '좌에서 우로, 우에서 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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